서울시와 주한 미국 대사관이 용산 미군기지에 대사관을 신축하는 데 합의해 대사관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이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19일 용산 미군기지 내 캠프 ‘코이너’ 터에 최고 12층 높이의 미 대사관 청사와 직원 숙소 등을 짓는 방안에 대해 최근 미국과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관련 도시계획을 변경해 건축허가를 내주는 한편 10m 안팎인 접근 도로 너비를 20~30m로 넓힐 계획이다.
시는 2005년 외교통상부와 미 국무부가 대사관 이전을 놓고 큰 틀에서 합의한 뒤 부속 합의서 체결 협상을 벌여 왔다.
시와 미국 측은 지난 4월 미 국무부 행정차관이 오세훈 시장을 면담한 뒤 2개월여간 실무 협상을 벌여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문구를 조율 중이며 이달 안으로 최종 서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정부 소유인 캠프 코이너 용지 중 7만9000m²(약 2만4000평)를 새 대사관 용지로 미국 측에 제공하고 대신 미국 정부 소유인 서울 중구 정동 옛 경기여고 터 2만6000m²(약 7800평)를 돌려받게 된다.
서울시와 미 대사관의 잠정 합의에 따라 대사관 이전 준비 작업은 문화재청과 대사관 측의 부지 교환에 대한 합의만 남게 됐다. 문화재청과 미 대사관은 미국 소유의 옛 경기여고 터 2만 6000㎡와 한국 소유의 캠프 코이너 터 가운데 7만 9000㎡를 바꾸고, 미 대사관저와 정동 부지 간의 경계벽을 설치하는 등의 사안을 협의 중이다.
미국 측은 이후 경기여고 터에 15층짜리 대사관 건물을 짓기로 하고 유명 건축가인 마이클 그레이브스에게 설계를 맡기는 한편 2001년 서울시에 건물 신축과 관련한 계획을 제출하는 등 이전 사업을 서둘렀다. 하지만 2003년 경기여고 자리가 덕수궁 터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차질을 빚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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